목록뒷날의 기록/뒷날의 책📚 (10)
Theme: 임가룡
29쇄 "그래? 너도 나를 많이 좋아하나보네. 막 이렇게 안아달라고 하고." 29는 임소라 작가님의 책을 쓸 당시 나이다. 짱구는 못 말려의 미선씨와 같은 나이... 제목을 '29쇄'로 정한 이유는 29세의 본인을 29일 동안 스물아홉 번 찍은 기록이어서. 또는 이 책이 물리적으로 29쇄를 찍길 바라는 마음으로. 29쇄가 찍힐 일이 없다는 걸 알기에 차라리 제목으로 찍어버리자는 객기로. 이 책은 정말 작가님의 29일간의 일기를 그대로 담은 이야기인데 매일매일 한 줄 일기를 쓰는 나도 혹시 작가가...?라는 환상을 심게 해주는 책이었다. 하지만... 나의 별것 없는 일기를 찍어줄 출판사와 독자들을 구하려면 우선 작가로서의 이름을 알리고 유명해져야 하는데... 그건 어떻게 해야 하는 건데...? ㅋㅋㅋ 원래..
때론 대충 살고 가끔은 완벽하게 살아 하지만 어차피 모든 과거는 후회스럽고 모든 미래는 불안하다. 임진아 그림. 이 한 줄에 책을 집었다. 내가 전에 사고 싶었던 '오늘의 할 일력'을 만드신 작가님이셔서 똑똑히 기억했다. '오늘의 할 일력'은 2021년의 일력으로 나왔는데 365일 매일 다른 오늘의 할 일을 제안해 주는 일력이었다. 21년 1월에 알게 되어 찾아봤는데 품절.. 품절.. 품절.. 죄다 품절... 22년도에 또다시 나오나 하고 기다렸지만 다른 콘셉트의 일력만 나오고 하루하루 할 일을 정해주는 일력은 나오지 않았다. '하루씩만 잘 살아보는 연습' 나도 하고 싶었는데 아쉽다. 구선아 작가님의 글은 처음 접해봤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까 SNS에서 많이 보았던 제목의 에세이였다. 이 책을 처음부터 ..
우나의 고장난 시간 분명히 나쁜 날들도 있을 터였다, 그것도 늘. 하지만 그녀는 저마다 반짝반짝 빛나는 이 좋은 날들을 하나씩 모아 한데 엮을 터였다. 1월 1일. 우나 록하트의 생일. 매년 각각의 다른 나이대로 타임리프를 하게 되는 날. 우나가 19살이 되는 날, 우나의 생일 1월 1일에 우나는 처음으로 타임리프를 겪게 된다. 남자친구인 데일과 밴드 친구들과 함께 신나게 파티를 벌이는 우나는 그들과 19살을 맞이하는 숫자를 센다. "10! 9! 8! 7! 6! 5! 4! 3! 2! 1!!!!!" 우나가 맞게 된 건 19살의 우나가 아닌 2015년, 51살의 우나다. 처음에는 현실을 부정한다. 시간의 불연속성과 불안정하게 변하는 삶 속에서 지치고 힘겨워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녀의 타임리프를 알고 옆에서 ..
지구 끝의 온실 인류는 그간 얼마나 인간 중심적인 역사만을 써온 것일까요. 식물 인지 편향은 동물로서의 인간이 가진 오래된 습성입니다. 우리는 동물을 과대평가하고 식물을 과소평가합니다. 더스트 시대, 돔 안의 사람들과 돔 밖의 사람들. 그리고 돔 밖의 프림빌리지🏕 더스트에 강한 내성을 가진 나오미와 상대적으로 덜한 내성을 가진 아오미 자매. 내성족이라는 이유로 랑카위 연구소에서 사람들에게 가혹한 실험을 당하다 탈출해 돔 밖의 도피처를 찾는다. 프림빌리지, 그녀들이 찾던 돔 밖의 도피처. 더스트에 분리되어 방호복 없이 살아갈 수 있고 농사를 짓고 교육도 받는 더스트 시대 이전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마을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건 바깥세상과 단절되어 온실 속에서 식물 연구를 하는 연구원 레이첼과 리더 지수..
불편한 편의점 새해도 낡은 해처럼 겨울일 따름이었다. 고등학교 역사교사를 정년퇴직 후 편의점을 운영 중인 한 여성. 그녀가 서울역에서 지갑을 잃어버려 시작되는 이야기. 그 지갑을 보관해준 사람은 '독고'라는 서울역의 노숙자다. 지갑을 찾으러 간 여성은 독고가 다른 노숙자들로부터 폭행을 당하면서도 자신의 지갑을 지켜주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지갑을 돌려줄 때에 인적사항을 확인하는 등 경우 있는 모습에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제공해 주기로 약속한다. 매일 편의점에 찾아와 도시락을 먹는 독고는 야외테이블을 청소하고 폐기 도시락만 받아간다. 어느 날 학생들로부터 위험에 처한 주인 여성을 독고가 구해주고 여성은 마침 비었던 편의점 야간 알바 자리를 제안한다. 독고는 알코올성 치매로 자신의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고 말을..
거짓의 조금 어쨌거나 나는 반드시 죽게 되어 있다. 그것이 결말이다. 그러므로 일기는 결말이 없는 글쓰기다. 유진목 작가의 에세이. 삶과 죽음, 그리고 삶에 따른 이야기들. 우리는 스스로 잉태하여 태어난 것이 아니듯 아직 탄생이라는 것에는 여자와 남자가 있을 수밖에 없다. 엄마. 아빠. 거기서부터 시작된 생. 그리고 시작과 다르게 끝은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음에 그들에게서 멀어지는 과정. 도시에서 멀어지는 과정. 죽음으로부터 멀어지는 과정. 내가 사랑하는 것을 알게 되는 과정. 나를 알게 되는 과정. '이 책 슬퍼 뒤짐' 작가가 원하는 독서 감상의 표현이라고 한다. 작가님이 원하시는 대로의 감상평을 남겨보자면... '이 책 너무 기묘함...' 유진목 작가님께서 내가 남긴 감상평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